12/09/2025
어제 우희에는
특별한 손님이 혼술을 하러 오셨어요.
새로운 식구들이 늘어나
정신이 조금 어수선했던 탓에
인사 한마디조차 제대로 건네지 못한 게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을지로 우희는
오래된 와인바에서 시작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갈 쯔음, 우희는 다양한 안주와 주류가 있는 곳.
그리고 반년 전, 루엘 드 샹들리에는 힙지로 감성의 포차로
황금마차 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지요.
젊고 잘생긴 사장은 황금마차를,
저는 다시 우희로 돌아왔습니다.
‘늙다리 사장’이라는 농담을 듣기도 하지만
매일 새벽까지 불을 밝히며
처음 장사 시작하던 때의 마음으로
지금도 여전히 하루를 엽니다.
“Fire in the belly of a cook is very important.
If you don’t have it – your cooking tastes old.”
– Barbara Tropp
열정이 없는 음식은 오래된 맛이 납니다.
사람도, 공간도, 기억도 마찬가지겠지요.
오늘도 오래된 음악을 틀고,
먼지 쌓인 소품을 꺼내어 자리를 잡습니다.
오래된 이야기들을 다시 불러내며,
우희는 그렇게 다시 시작합니다.
그 손님이 먼저 웃으며
“정말 잘 먹고 간다”라며 엄지척을 해주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우뢰처럼 가슴에 울려 퍼졌습니다.
좋은 추억, 좋은 기억을
여기에서 쌓아가고 싶습니다.
저와, 새로운 식구들,
그리고 황금마차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요.
사장이라는 자리는 참 묘합니다.
여러 개의 모자를 쓰고,
뒤돌아서면 지친 다리를 달래야 하고,
조용한 밤에도 불빛만은 꺼지지 않게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그 무거움이 책임이 되고,
그 책임이 작은 행복을 만들어 간다고 믿습니다.
“Wine cheers the sad, revives the old,
inspires the young, and makes weariness forget his toil.”
– Lord Byron
와인은 슬픔을 달래고,
오래된 것을 되살리고,
젊은 마음에 영감을 주며,
지친 몸을 잊게 해줍니다.
우리가 만드는 공간도
누군가에겐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와도 편안하고,
함께 와도 따뜻하며,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곳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우희가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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